2009/01/19 02:03






경성 스캔들

제작 한준서 연출 | 진수완 각본 , 이선미 원작
출연 강지환, 한지민, 류진
방송 2007, 대한민국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지만, 또 따뜻하고 가슴 깊이 애리기도 한 작품이다

 

참 안타까운 작품

 

시기를 잘 못타 빛을 발하지 못한

숨겨진 보석이다

 

나라를 빼앗긴 일제 강점기,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

경성 최고 한량 선우완과 경성 최고 촌닭 나여경

총독부 나으리 이수현과 경성 최고 기생 차송주

그들의 어색한 사랑과 비밀스런 관계, 수상한 정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추리물로서의 성격도 있고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이다

 

캐스킹부터 완벽했다고 느꼈다

주연인 강지환, 한지민, 류진, 한고은도 캐릭터가 딱 맞아떨어졌지만

조연이었던 장태성,강남길,허정민,고명환 그리고 윤기원,안석환,김혜옥

모두 너무 표현을 잘했다

이 작품이 표현하고자 했던 험악한 세상 속에서도 행복할 수 있었던 이들의 느낌

전체적으로 일제시대를 그렸지만 코믹했던 것은 조연들의 공이 컸다

지라시 3인방도 간간히 웃겨주고,

푼수 총독부 일본인 부부를 맡았던 안석환과 김혜옥의 맛깔나는 연기가 정말 즐거웠다

장태성은 최근 '바람의 나라'에서 비교적 비중있는 역할을 맡게 되기도 했다

그가 맡았던 추근덕이란 인물은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그때 그 사람들을 대변한다

 

여러 장면 중 추근덕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인호에게

나는 못배워서 까막눈이지만 넌 배울 수 있어서 얼마나 좋냐고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비운의 여자 차송주, 그녀가 죽는 장면,

그리고 떠나보내는 순간까지도 사랑한다 할 수 없었던 수현,

소울메이트의 재를 뿌려주며 통곡하는 완의 모습이 너무나도 슬펐다

또한 악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강구, 그를 죽일 수 없었던 여경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의 한 장면 같았던 목숨을 걸고 뛰어드는 두 친구의 모습

참 많은 장면들이 가슴속에 남는다

 

여러 인물들의 관계가 도대체 과거엔 어때서 지금 이런 건지,

애물단의 조직은 대체 뭔지, 우두머리의 존재는 누구인지,

등등 추리할 내용이 넘쳐나서 예상해보면서

반전에 즐거워하고 놀라기도 했다

 

의상 역시 각 캐릭터를 무척 잘 표현해냈다

나여경의 귀여운 저고리부터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차송주의 화려한 의상들

무엇보다도 과감한 컬러의 선우완 의상들이 돋보였다

지라시 사람들 모두 아주 독특한 색의 정장들을 입었지만

강지환이 역시 스타일을 잘 살린 것 같다

핑크, 스카이블루, 심지어 옐로우까지!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의 감독 소피아 코폴라가 영감을 받은 프랑스 명품 과자 마카롱 컬러 같은..

 

또 하나 무척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음악!

코믹한 느낌은 경쾌한 재즈풍으로, 긴장된 느낌은 묵직한 비트로

여러모로 음악이 마음에 들었었는데

역시 우리나라 많은 드라마 작품들이 그렇듯,

많은 삽입곡들이 앨범에 수록되지 않았다

 

'마왕' 후속작으로 '쩐의 전쟁'에 가려져 그 진가가 인정받지 못했다

10% 언저리에 그쳤던 시청률

하지만 30%가 넘었던 '쩐의 전쟁'보다 작품성이 뛰어남은 물론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하고 긴장감도 남달랐다

그 이후부터 제이에스픽쳐스 제작이나 한준서 감독의 작품들을 지켜봤는데

이상하게도 시기를 늘 잘 못탔다

'강적들'도 다른 작품에 가려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분은 로맨틱 코미디 연출에 강한 것 같기도 하고 잔잔하고 아름답게 표현해낸다

 

그저 안타까웠던 것은 저조한 시청률로 하루 결방했음에도 스폐셜 방송을 내보내지 않고

차기 북한합작 '사육신' 스페셜 방송을 한 KBS

경성스캔들은 워낙 매니아층이 많은 작품이었다고 한다

아는 사람들은 모두 빠졌던...

그래서 방송국에 그렇게들 스페셜 방송 해달라고 전화를 했다더만...

3배 넘는 시청률의 '쩐의 전쟁'에 비해 시청자게시판 게시물 수는 훨씬 많았다고 한다

 

원작 '경성애사'는 '토지' 표절로 결국 전량 폐기 처분이 되고 말았지만,

스토리 자체는 개인적으로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표절된 부분도 일제시대 당시 배경 묘사였고

'커피프린스 1호점'을 성공시킨 것 보면 대중에게 호소력이 있는 스토리텔러다

원작을 보고 싶어서 어렵게 모르는 이에게 무료로 받았으나 개인적으로 드라마가 더 좋다

 

 

 

한고은이 자신은 이 캐릭터가 나중에 죽는다는 설정 때문에 매리트를 느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정말 끝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아파왔던 작품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젊음을 희생하고 사랑을 희생하고 목숨을 희생했다

이런 시대에 사는 나는 정말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웃음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음을 이 작품은 이야기한다

 

 

내 가슴 속의 명작

 

 

 

 

 







 

 

 

 

 

그 이야기...

 

독립투사였던 아버지와 같은 사상을 가진 나여경은 책방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아버지를 이어 독립에 도움이 되고자 나서보려 하나 서투르기 그지 없다

우연히 만난 선우완은 고지식한 신여성을 자기 여자로 만드는 도전을 한다

불가능할 거라며 비웃는 '지라시'사 동료들 김탁구,신세기,왕골

내기로 시작된 작업은 닫혔던 여경의 마음도 열고 진짜 사랑이 된다

 

완의 소울메이트 차송주는 '명빈관'의 최고 기생으로 고위급 인사들을 접대한다

그녀는 기생과 독립투사,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와 늘 같이 다니는 비서 추근덕 역시 그렇다

어린시절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기생으로 팔리고 절망한 그녀에게 다가온 첫사랑, 이수현은 

일본인에게 농락 당하고 자살 시도하려던 그녀가 죽지 않고 살게끔 한 존재이다

열다섯이란 어린 나이에 손에 피를 묻히게 된 그녀는 그렇게 러시아로 가 독립투사가 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후 만난 그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총독부 인사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수현과 선우완의 관계

선우완의 아버지 선우관은 자기 집 소작농의 자식이나 총명한 수현을 알아보고 공부를 함께 시킨다

그는 여느 부자들과는 달리 신분 차별이 없고 정직한 인물이다

선우완의 형 선우민과 함께 셋이서 절친하게 지내는데

독립운동을 하기로 한 민과 수현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누군가의 밀고로 민은 죽게 되고 수현은 자신이 밀고했다고 얘기한 후 홀연히 사라진 뒤

총독부의 인사로 재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완은 절친한 친구였던 그를 배신자로 생각하고 미워한다

 

독립운동을 하고자 이름 모를 단체에서 지시를 받던 여경에게 송주와 근덕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단체의 이름은 '애물단'

그들은 일제식민의 고위급 인사들을 제거하여 조국해방을 꾀한다

 총독부에선 이 암살단체의 정체를 밝히고자 혈안이 되어 있고

수장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근덕밖에 없다

 

완의 접근이 계획적임을 알게 된 여경은 상처를 받고 완은 해명을 하지만 둘의 사이는 소원해진다

여경은 수현을 유혹하라는 미인계 지령을 받고 작전 개시하여 완은 이를 보고 질투한다

 

늘 여경을 주시하는 일제 앞잡이 이강구는 육감을 믿고 고문을 무잡이로 하는 순사이다

목적은 같으나 수사 방법이 완전히 다른 강구와 수현은 늘 부딪힌다

과거 강구는 여경과 같은 동네에 살던 친한 오라버니였으나 여경의 아버지를 밀고하고 순사가 되었다

 

여경이 가르치던 강인호라는 소년도 독립투사가 되고자 했으나 강구에게 잡혀 고통받는다

그는 가난으로 팔려간, 북간도에 있는 여동생과 생이별을 하고 지내고 있다

 

여경과 함께 하길 바라서 혁명가가 되기로 완도 결심을 하고

엉겁결에 비밀단체에 대해 엿들은 지라시 동료들도 함께 애물단에 가입한다

사태는 점점 갈수록 커지고 일이 꼬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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